[왜 오수재인가] - 성추행을 로맨스로 미화하는 장면 | SBS 금토 드라마
ToC on/off
왜 오수재인가
- SBS 금토 드라마
- 연출: 박수진, 김지연
- 극본: 김지은
출연
- 서현진 (오수재 역)
- 황인엽 (공찬 역)
- 허준호 (최태국 역)
- 배인혁 (최윤상 역)
문제의 장면
[왜 오수재인가] 2회에서 상습 성추행범인 로스쿨 교수를 학교에서 쫓아내는 과정이 그려졌습니다.
성추행범들은 어떤 삐뚤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지, 로스쿨 교수라는 사람들이 남녀를 막론하고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저급한지에 대해 보여주면서, 피해자와 주변인들이 취해야 할 자세까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법을 가르치는 로스쿨에서조차 예외가 아닌 성범죄와 성인지 감수성의 실태를 잘 그려 놓고는,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면서 갑자기 손을 덥석 잡는 장면을 범죄 장면이 아니라 아주 로맨틱하고 심쿵하는 장면인 것처럼 그리는 것을 보고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황인엽(공찬 역)이 “저 교수님 좋아해요”라고 하면서 서현진(오수재 역)의 손을 덥석 잡아버립니다.
좋아하면, 고백하면 손을 맘대로 잡아도 되는건가요? 이건 명백한 강제추행, 성범죄입니다.
작가님이나 PD님께 여쭤보고 싶네요.
- 좋아하면 함부로 손 잡아도 되는 건가요?
- 좋아하면 막 껴 안아도 되는 건가요?
- 좋아하면 억지로 키스해도 되는 건가요?
- 좋아하면 강제로 호텔로 끌고가도 되는 건가요?
물론 두 사람이 과거에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피고인과 국선변호사로 만났던 인연이 있었고, 억울하게도 재판에서도 패하면서 피고인이 혹시 좌절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라는 뜻에서 손을 잡아준 적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고, 서현진은 이름도 외모도 바뀐 황인엽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저런 상황을 만들어놓고, 범죄가 아니라 로맥틱한 장면이라고 내세우는 작가님과 PD님들을 이해할 수 없네요.
그래도 누명을 쓰고 재판에서 진 분노와 실망만 떠오르는 상황에서 서현진이 눈물을 흘리며 황인엽에게 해주는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